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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發 '시민혁명의 불길' 이란 등으로 확산”

정시행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2-15 14:27

이집트發 '시민혁명의 불길' 이란 등으로 확산

유혈사태 치닫는 이란… 테헤란 도심서 수만 명 시위, 진압 나선 軍·警에 2명 사망
야당 지도자 가택 연금당해

바레인서도 사상자 속출… “민생고 해결” 요구 시위대 경찰과 충돌로 2명 숨져

이집트 혁명 성공에 이어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란바레인에서도 14일(현지시각) 반(反)정부 시위 도중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지역에 혁명 '도미노'가 번질 조짐이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과 주요 지방도시에서 반정부 단체 '인민무자헤딘기구(PMOI)'를 중심으로 수만 명의 시민이 이집트의 혁명 성공을 축하하고 독재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경찰과 군 병력은 최루가스 등을 쏘며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최소 3명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이 사망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야당 지도자 무사비와 카루비를 가택 연금하고, 시위 참가자를 모으던 페이스북의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는 2009년 12월 대선 부정투표에 항의하는 시위 때 8명이 사망한 이후 최대 규모이며 이란혁명(1979년) 32주년을 맞는 18일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바레인·예멘 "피를 봤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 국민도 이집트 국민과 똑같은 권리가 있고, 이란은 이집트처럼 (통치체제를) 개방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시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란은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를 고집하는 시아파가 지배하는 체제여서, 시위가 확산될 경우 온건한 수니파가 지배층인 이집트보다 과격한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짧은 6년 집권에도 거센 반발을 사는 이유는 무엇보다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독재를 해온 탓이 크다. 게다가 핵 무기 개발 의혹으로 유엔·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아 식료품 등 생필품의 가격이 3~5배나 폭등함으로써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도 14일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인 수천 명의 시위대가 하마드 빈 알칼리파 국왕을 향해 정치개혁과 차별 철폐, 민생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진압으로 청년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나흘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인권단체의 시위가 계속돼 부상자가 속출했다. 알제리에선 1월부터 계속된 시위로 6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2일엔 수도 알제에서 인권단체가 중심이 된 시위대 수천 명이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다 400여명이 연행됐다.

이란 테헤란에서 14일 시위대가 쓰레기통을 불태우며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시위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수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독재자에게 죽음을’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최소 3명의 시위자가 총에 맞거나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민생苦·독재… 이집트 성공이 불 댕겨

이들 국가는 치솟는 물가, 최고 30%대에 달하는 실업률, 국경분쟁과 종파 간 대립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수단은 정부가 생필품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해 일주일 새 빵과 휘발유 가격이 20~30% 올랐고, 알제리에선 실업·주택난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자살 기도자가 한 달 새 네 명 나왔다. 바레인은 인구의 70%인 시아파 무슬림이 집권세력인 소수(少數) 수니파로부터 정치·경제적 차별을 받고 있다. '생존 문제'로 타격을 받은 젊은 세대가 야당·인권단체, 전문직 등과 힘을 합쳐 '부패하고 무능한' 독재정권을 정면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외신들은 15일 "중동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CNN)" "튀니지·이집트가 독재자 축출에 연속 성공하면서 전 세계의 조명을 받자 각국 시위대가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다(뉴욕타임스)"며 혁명의 '전염 효과'에 주목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誌)도 최근 "요르단과 알제리·리비아 정부의 경우 수입 생필품에 대한 세금을 낮추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거나 국민에게 현금 지급을 약속함으로써 간신히 (혁명의) 뚜껑을 덮고 있다"며 "무바라크 다음 (축출) 차례가 누가 될지 관심사"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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